
30대 초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할 수 없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고,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다 보니 몸이 하루가 다르게 녹슨 철처럼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30대 초반부터 하루가 다르게 컨디션이 나빠졌고, 자연스럽게 업무 효율도 떨어졌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것을.
운동: 건강을 되찾는 시작
헬스를 시작한 건 미용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건강이 절실했습니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운동하고 난 뒤의 개운함이 계속 저를 헬스장으로 이끌었습니다. 아침을 개운하게 열어주는 느낌, 몸에 활력이 생기는 느낌. 이것이 제게 헬스를 루틴화하게 만든 이유입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한라산 같은 명산 등산과 트레킹,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할 때 마음속에 정리의 시간이 생기는 느낌을 받습니다. 평소에 쌓였던 스트레스와 정리할 것들을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고,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이런 찌꺼기들이 정리되니 컴퓨터 용량이 늘어난 것처럼 제가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책상과 컴퓨터를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보고 경험한다는 것, 이는 일종의 '나'라는 공기를 환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운동이 만든 깊은 몰입
운동을 하면서 가장 놀라운 변화는 집중력이 단련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엔 하나부터 셋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넷, 다섯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깊고 긴 몰입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로 인해 하기 전보다 깊은 사고와 인사이트를 통해 깊이 있고 입체적인 결과물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체감이 아닙니다. 운동을 통해 컨디션이 안정되고, 그로 인해 집중의 밀도가 올라갑니다. 높아진 집중력은 결과물의 품질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성과의 누적으로 이어집니다. 이 순환이 반복되면서 저는 일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휘발성 vs 축적형: 스트레스 관리 방식을 바꾸다
어렸을 때는 스트레스 관리에 미숙해서 술, 담배, 유흥을 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시기엔 일상 자극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졌습니다. 인내심은 짧았고,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받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반면 운동 루틴이 생긴 후에는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재미를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 모두 경험해보니 비교가 매우 선명하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계속 먹고 있지만 이전의 나보다 발전되고, 정신이 건강해졌음을 스스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존감도 높아지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저를 흥미로운 것에 도전하게 만들고, 삶을 살아가는 기초 재료 역할을 하며 인생의 해상도를 높여줬습니다. 깊이 몰입하고 성취하다 보니 같은 경험이라도 느끼는 게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독서: 결핍에서 시작된 습관
독서 습관은 오래 다닌 회사를 퇴사하면서 만든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기획 및 디자인 업무를 하며, 창의성을 요하는 직무에서 쓸 재료를 다 썼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될 무렵이었습니다. 일의 해상도가 낮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결핍에서 시작된 감정으로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브랜딩, 디자인, 기획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의 국적, 인사이트, 전공이 다르지만 읽다 보니 모든 내용이 연결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었고, 여러 가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책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흥미가 생기고, 흥미가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미가 되었습니다. 마케팅, 문학 등 여러 분야로 확장되었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쌓이는 것도 있지만 결핍감을 더욱 느끼게 되어 더욱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과 기획 관련 서적에서는 방법론적인 내용보다 저자들이 디자인과 기획을 대하는 방식 위주로 학습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의식과 생각이 제게 스며들었습니다. 문학 소설은 자기계발 서적과 달리 장면마다 상상하고 주인공이 되어보는 경험을 통해 감정이 풍부해졌고, 이는 포용력과 글을 읽고 쓰는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메타인지: 내가 서 있는 곳을 아는 힘
예전의 저는 하나의 나무에 매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숲에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중력이라는 좋은 자원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책과 운동을 통해 작게나마 경험하고 느끼게 되면서 나의 위치, 내가 가진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점차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메타인지 능력 덕분에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어디이고, 내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확정 지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방향성을 가지고 하루하루 쌓아가다 보면 조금 더 좋아진 나를 마주하는 건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습관은 증명이다
저는 이런 루틴들이 단순히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제가 일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헬스는 집중력을 단련시키고, 정기적인 등산과 트레킹은 쌓인 스트레스를 정리하고 마음을 환기합니다. 독서는 인사이트를 확장하고 메타인지를 강화하며, 일관된 외모 관리는 나를 브랜딩하는 태도를 만듭니다. 이 모든 것이 모여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듭니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선순환, 운동이 만드는 컨디션과 집중력이 결과물과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독서가 키우는 인사이트와 메타인지가 더 나은 선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습관은 증명입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를.

